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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안톤 쉬거, 운명과 우연, 범죄 스릴러

by amunsa 2024.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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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포스터

 

광활하고 황량한 미국 남서부의 풍경을 배경으로 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코엔 형제(에단 코엔 & 조엘 코엔)의 손에서 탄생한 범죄 스릴러 장르 영화이다. 2007년에 개봉한 이 영화는 코맥 매카시(Cormac McCarthy)의 소설을 바탕으로 각색되었는데 운명과 우연의 끊임없는 긴장감을 보여주는 대표 영화로 자리 잡고 있다. 영화에 중심에는 안톤 쉬거(Anton Chigurh)라는 위협적이며 종잡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영화는 이 안톤라는 인물을 통해 영화의 주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영화의 핵심 캐릭터인 안톤 쉬거에 대해 파악하고, 이 영화가 우연과 운명이라는 주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또 범죄 스릴러 장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희대의 악당 안톤 쉬거,  그는 누구인가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Javier Bardem)이 연기한 안톤 쉬거는 영화계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악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비록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라는 영화를 보지 못한 사람들이라도 안톤 쉬거의 사진을 보면 분명히 한 번쯤은 봤을 것이다. 정갈하게 나누어진 가르마와 차분히 가라앉은 머리카락, 똥그랗지만 어딘가 공허한 눈과 그의 표정, 상식이 통하지 않은 대화의 흐름 등 안톤이라는 캐릭터는 지금까지의 전형적인 악당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안톤은 동전 던지기를 통해 그가 할 행동을 결정하는 결정론적 철학을 따르고 있는데, 여기에서 우리는 안톤이 단순한 암살자가 아니라 냉혹한 운명의 상징이자 언제 어디서 불쑥 나타날지 모르는 잔인한 우연을 상징하기도 한다. 삶과 죽음을 결정하는 방법으로 동전 던지기를 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관객들은 예측 불가능한 그 현실에 끊임없이 긴장감을 느끼게 된다. 앞에서 설명한 안톤의 외모 역시 그의 미스테리한 아우라를 더욱 배가시키고, 그가 항상 지니고 다니는 공기총은 죽음과 운명의 도구이자 미국 사회에 울려 퍼지는 황량한 울림이기도 하다. 침착하고 차분하면서도 어딘가 위협적이고 기이한 태도로 특정할 수 있는 바르뎀의 연기는 안톤 쉬거라는 캐릭터에 현실성을 강화하고 그가 뿜어내는 냉혹한 힘과 운명의 장난을 영화 전체의 상징으로 만들어버린다. 

 

 

영화에서 나타나는 운명과 우연의 연속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지독한 운명과 우연으로 점철된 상황 속에서 인물들이 스스로의 운명을 만들어가려 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사냥을 즐기고 있던 르웰린 모스는 우연히 잘못된 마약 거래 상황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달러가 가득히 담겨있는 서류가방을 발견한다. 반쯤 죽어가는 마약 거래상이 신경 쓰여 물을 가져다주려던 르웰린은 우연히 그 상황을 뒷수습하러 온 다른 마약상들을 만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돌이킬 수 없는 결정들을 하며 연쇄적인 사건들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코엔 형제는 이런 운명과 우연이라는 주제를 능숙하게 다뤄내면서 개인의 선택과 운명 사이의 경계가 점차적으로 모호해지는 세상을 묘사한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는 사운드트랙이 존재하지 않는데, 배경 음악이 없기 때문에 영화 속 상황의 주변 소리들이 더욱 예민하게 들려오고 동시에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의 특성을 강조하게 된다. 텍사스의 보안관 에드 톰 벨의 자조적 독백은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가장 실존적인 주제를 반영하고 있는데, 변화의 불가피함 속에서도 점차 혼란에 빠지는 세상을 이해하려는 투쟁을 보여준다. 운명과 우연의 상징으로 영화에서 사용하고 있는 '동전 던지기'는 등장인물들의 삶을 지배하는 무작위적인 우연을 상징하는 직접적인 시각적 모티브로 작용하고, 관객들은 정말로 운명인 것인지 아니면 인물의 자유 의지인 것인지 알쏭달쏭한 진실의 사이에서 영화가 던지는 질문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영화가 범죄 스릴러 장르에 미친 영향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범죄 스릴러 장르에 대한 기존 관객들의 기대를 재정의하고 기존의 서사적 관점에 도전하는 작품이다. 보통 범죄 스릴러 영화를 보면 긴장감을 주는 음악을 사용하여 관객들이 미리 벌어질 상황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데, 이 영화에서 코엔 형제는 사운드트랙을 사용하는 대신 주변의 소리나 긴장감 넘치는 침묵의 순간을 고스란히 영화에 담아내었다. 이러한 코엔 형제의 결정은 영화의 강력한 특징이 되었다. 안톤 쉬거라는 캐릭터 역시 기존 범죄 스릴러에서 보여주는 악당의 틀에서 벗어나 복잡하고 깊이감을 가진 새로운 캐릭터의 기준을 제시했다. 여러 방면에서 후세대에 영향을 미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개봉 이후 지금까지도 회자되며 영화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새로운 스타일의 범죄 스릴러 영화의 기준이 된 이 영화는 이후의 영화 제작자들이 스토리텔링을 할 때 어떻게 또 얼마나 세심하게 접근을 해야 하는지 다방면에서 영감을 불러 넣었고, 뒤이어 많은 범죄 스릴러 장르 영화들은 보다 색다르고 복잡한 내러티브 구조를 탐구하고, 관객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기 위해 도전하고, 틀에 박힌 장르적 특징과 규범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 영화가 영화계 특히 범죄 스릴러 장르에 미치는 영향은 계속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명작으로 뽑히고 있는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관람하고 영화의 전체적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중심인물 안톤 쉬거에 대해 알아보았다. 동시에 코엔 형제가 영화를 통해 우연과 운명이라는 주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와 이후 범죄 스릴러 장르를 만들어갈 영화제작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보았다. 이후에도 안톤이라는 인물은 계속계속 회자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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