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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시간을 달리는 소녀> 애니메이션 스타일, 마코토와 치아키, 시간 여행의 딜레마

by amunsa 2024.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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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달리는 소녀> 포스터

 

일본은 정말이지 애니메이션 강국이다. 지난번 다뤘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제작한 지브리 스튜디오 같은 곳도 있지만 그 외에도 너무나 다양한 애니메이션 영화 제작사도 있고 스토리도 작화도 모두 다양하면서도 작품성 있기 때문이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2007년에 개봉한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작품으로 1967년에 쓰쓰이 야스타카가 작가가 썼던 원작 소설을 각색한 영화이다. 평범한 고등학생 마코토가 어떠한 우연한 계기로 시간을 이동하는 능력을 얻으며 발생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영화를 오래전 고등학생 끝자락에 봤었다. 주인공 마코토와 비슷한 나이에 영화를 봐서 그런지 마코토라는 역할에 더 몰입하며,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의 두근거림으로 밤잠을 설쳤던 기억이 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 속 뜨거운 여름의 분위기와 평화로운 방과후 학교의 모습. 아직도 생생한 이 장면들은 애니메이션도 이렇게 서정적이면서도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 주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애니메이션 스타일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스토리텔링을 강화하는 애니메이션의 힘과 예술성을 입증하는 작품이다. 호소다의 애니메이션 스타일은 영화 전반에 걸쳐 있는 시간과 움직임이라는 주제를 반영한다. 캐릭터의 부드러운 움직임과 디테일한 요소들은 관객이 감정적으로 몰입할 수 있게 도와준다. 영화에 담긴 시각적 은유는 스토리텔링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린다. 똑딱거리는 시계, 맞물려 움직이는 거대한 시계의 톱니바퀴, 마코토가 타임리프하는 동안에 등장하는 풍경들은 모두 시각적 매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서사의 시간적 본질을 전달하는 상징적 요소로 작용한다. 이 애니메이션 영화의 뛰어난 특징 중 하나는 시각적 요소와 색상을 통해 감정을 전달하는 능력이다. 등장인물들의 표정, 몸짓, 미묘한 디테일은 영화의 정서적 울림에 기여하고, 마코토의 기쁨과 혼란, 고민의 순간들을 생생하게 그려내며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고 관객들로 하여금 마코토의 상황에 공감하게 만든다. 마코토의 일상을 그리는 순간의 따뜻한 색감은 편안함과 친숙함을 전달한다. 그러나 영화가 전개되면서 시간 여행으로 인해 상황이 복잡해지자 영화의 색감은 더 차가운 톤으로 바뀌며 타임 리프에 수반되는 어려움과 불확실성을 부각한다. 시각적 표현과 감정의 미묘한 상호작용은 스토리텔링의 몰입감을 향상시켜 관객에게 다중감각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표현력이 풍부한 애니메이션은 주인공뿐만 아니라 조연들까지 그 표현력이 확장되어 전체적인 내러티브 역시 풍부하게 한다. 마코토 친구들의 코믹한 상황, 중요한 순간의 미묘한 표정 변화 등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애니메이션 스타일은 말없는 이야기꾼이 되어 말로는 담아낼 수 없는 의미와 깊이를 더한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핵심인물 마코토와 치아키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중심에는 여고생 마코토가 있다. 마코토는 기존 영화의 주인공들과 달리 특별한 능력을 타고났거나 선택받은 인물이 아니다. 마코토는 청소년기의 어려움과 사춘기와 씨름하는 평범한 십대이다. 우연히 시간 여행이라는 능력을 갖게 된 마코토는 지각을 피하거나 실패한 요리 실습을 다시 시도하는 등 사소한 이유로 타임리프를 사용한다. 그러나 시간 여행을 거듭할수록 마코토는 점점 변화한다. 사소한 이유로 하던 타임리프가 상상하지 못했던 결과를 가져오는 것을 목격한 마코토는 그 결과와 씨름하며 더 나은 상황과 결과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관객들은 겉보기에 별생각 없고 평온해 보이는 십대의 모습에서 책임감의 무게를 짊어진 한 사람으로 마코토가 변화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마코토의 시간 여행은 자기 발견의 여정인 것이다. 마코토의 결점, 취약성 및 궁극적인 성장은 마코토 성격의 진정성에 기여하여 그녀를 내러티브의 강력한 주인공으로 만든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것에는 마코토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마코토의 친구이자 수수께끼의 전학생 치아키는 영화 속 시간과 감정이라는 주제에 기여하는 핵심 캐릭터이다. 아주 먼 미래에서 온 치아키는 마코토의 자아 발견의 촉매제가 되고, 두 사람 사이에 피어나는 미묘한 로맨스는 애절한 감정을 만들어내며 시간과 감정의 상호 연관성을 강조한다. 영화는 치아키와 마코토의 케미스트리를 통해 진부한 표현을 피하고 시간 여행이라는 공통의 경험에 뿌리를 둔 진정한 연결을 제시하면서 그들의 관계의 복잡성을 능숙하게 풀어낸다.

 

시간 여행의 도덕적 딜레마와 철학적 문제

'시간'이라는 개념이 우리의 삶에서 결코 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인지 이 '시간'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의 영화들이 참 많은 것 같다. 그중에서도 시간 여행이라는 주제는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본 능력인 듯싶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서는 시간 여행이라는 매력적 소재를 도덕적 딜레마와 그리고 인간의 선택, 책임 등 철학적 문제와 엮어 풀어낸다. 마코토는 처음 시간 여행 능력을 갖게 된 후 부끄러운 순간을 되돌리거나, 실수를 바로잡거나, 단순히 소소한 일상의 사치를 누리고자 하는 사소하지만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타임리프를 사용한다. 모두들 이러한 마코토의 행동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나 무해하고 악의 없이 보이는 이러한 타임리프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온다. 그녀의 타임리프는 그녀의 삶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작은 사건이 변화되자 커다란 파급 효과를 만들어 의도치 않은 결과를 연쇄적으로 만들어 버린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시간 여행의 결과를 단순화하지 않고 상호 연결된 사건을 들춰내며 그 복잡성을 그려낸다. 마코토의 타임리프는 도덕적 딜레마가 되며, 영화는 관객에게 과거를 바꿀 수 있는 힘에 따른 윤리적 책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든다. 영화 속 의도하지 않은 결과들은 개인의 선택에 따른 세계와의 상호 연관성과 더 넓은 시간의 흐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드는 철학적 렌즈가 된다. 자신의 행동이 가져올 광범위한 결과에 대한 마코토의 깨달음은 영화 내러티브에 깊이를 더하고, 영화는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다 보면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성찰의 여지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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