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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그녀> 미래 사회, 외로움과 고독, 편지 작가라는 직업

by amunsa 2024.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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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포스터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인 2013년에 개봉한 스파이크 존스(Spike Jonze) 감독의 영화 <그녀>는 SF 장르로 인공지능 기술이 단순한 도구가 아닌 삶의 동반자가 되는 미래사회를 그리고 있다. ChatGPT가 등장하고 여러 인공지능과 목소리로 대화가 가능해진 오늘날을 생각하면, 정말로 영화가 보여주는 미래사회가 머지않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만큼 선구적인 시각으로 <그녀>만큼 인공지능이 인간 사이의 복잡함을 그려내면서도 관객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는 영화가 또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번 글에서는 영화 <그녀>가 묘사하고 있는 인공지능의 미래 사회에 대해 알아보고, 영화가 외로움과 고독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또 주인공의 직업은 왜 하필 '편지 작가'인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그녀>에서 보여주는 첨단 기술과 인공지능의 미래 사회

<그녀>는 기술이 단순한 기능을 넘어 깊은 감정적 연결의 통로가 되는 미래 세계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영화에서 호아킨 피닉스(Joaquin Phoenix)가 연기한 주인공 테오도르 톰블리는 첨단기술과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미래 사회에서 만연한 외로움을 대표하는 캐릭터이다. 테오도르는 스칼렛 요한슨(Scarlett Johansson)이 목소리 연기를 맡은 사만다라는 인공지능 운영체제와 예상치 못한 유대감을 형성한다. 테오도르에게 사만다는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다. 사만다는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학습하고, 심지어 느낄 수도 있는 지각 있는 존재로 점차 진화한다. 영화가 묘사하고 있는 이러한 인공지능은 우리의 인공지능의 한계에 대한 선입견에 도전하고 인공지능의 잠재력에 대한 숙고를 하게 만든다. 인공지능이 더욱 정교해짐에 따라 인간과 인공지능 사이에 진정한 감정적 연결이 존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생기게 된다. 또한 인공지능이 자기 존재감과 자기 인식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인간과 같이 특정 권리나 배려를 받을 자격이 생기게 되는 걸까 하는 궁금증도 생긴다. 영화 <그녀>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개인적 관계의 영역을 넘어 첨단 기술이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인공지능이 일상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업무를 관리하고, 일정을 정리하고, 진심이 담긴 편지를 쓰는 미래. 그런 미래 속에서 인간은 인공지능에 절대적으로 의존을 하게 되고, 그러한 현상으로 인해 고용이나 인간관계 등 기술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어떠할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된다. <그녀>는 기술적 편리함과 진정한 인간 경험의 보존 사이의 균형에 대해 고민해 보도록 관객을 유도한다.

 

<그녀>의 미래 사회 속 외로움과 고독

영화 <그녀>는 인간의 외로움과 고독이라는 감정으로 인간의 복잡함을 파헤치며 그 철학적 주제를 심오하게 탐구하고 있다. <그녀>가 그리는 미래사회의 모습은 기술의 진보와 깊은 외로움이 공존하는 세계이다. 영화는 기술의 발전으로 촉진된 초연결성에도 불구하고 개인은 여전히 압도적인 고립감에 시달리고 있는 디지털 시대의 이면을 포착한다. 분주한 대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테오도르의 외로움은 영화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테오도르가 자신의 복잡한 감정과 씨름하고 예상치 못한 존재에게서 위안을 받는 동안, 영화는 고독을 단순한 고립에서 자기 발견을 위한 철학적 도구로 끌어올린다. 테오도르와 인공지능 운영체제인 사만다의 상호작용은 단순히 외로움이라는 고독에 머물러 있지 않고 고독의 더 깊은 곳으로 떠나게 하는 통로가 된다. 영화는 그들의 대화를 통해 고독이 의식적으로 받아들여질 때 자기 탐구와 개인적 성장을 위한 비옥한 기반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사만다가 주는 감정적 유대감은 결코 테오도르의 고독감을 멈춰주지 못한다. 대신 자아와 인공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심오한 성찰의 공간으로 변화시킨다. <그녀>에서는 외로움과 고독에 대한 탐구가 인간과 인공지능이 진화하는 관계와 얽혀 있다. 영화는 기술이 의사소통을 촉진하지만 항상 감정적 격차를 메워주지는 않는 시대에 연결의 본질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도록 유도한다. 그러면서 기술이 외로움의 순간에 위안을 제공할 수는 있지만, 진실하고 실질적인 연결에 대한 본질적인 인간의 욕구는 여전히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 기술의 개발은 잠깐의 휴식처와 피난처가 될 수 있지만 인간의 손길과 존재의 진정성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녀>의 주인공 테오도르의 직업, 편지 작가

영화 <그녀>에서 눈여겨볼 지점이 있다면 바로 주인공 테오도르의 직업, 편지 작가이다. 편지 작가라는 테오도르의 직업은 기술과 개인 표현의 교차점을 상징한다. 첨단 인공지능이 삶의 다양한 측면에 스며든 세상에서, 손으로 쓴 편지를 작성하는 행위는 필터링되지 않은 진정한 인간관계에 대한 염원을 담고 있는 것이다. 편지 작가로서 테오도르는 다른 사람을 대신하여 친밀하고 진심 어린 메시지를 작성하여 진실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애쓴다. 이 편지 작가라는 직업은 인공지능의 사용이나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잃어버린 개인의 감정 표현이라는 것에 대한 은유가 된다. 손으로 쓴 편지라는 촉각적 특성은 인간의 진정성과 성실함과 연관되어 있고, 첨단 기술이 만들어낸 극도의 효율성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또한 테오도르의 편지 작가라는 직업은 인간 감정의 형언할 수 없는 깊이와 문자라는 형식적 세계 사이의 격차를 메워주는 역할을 한다. 첨단 인공지능이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고 이에 반응하도록 설계된 사회에서 테오도르의 역할은 인공지능의 감정 표현의 한계와 가능성에 대한 미묘한 탐구가 된다. 또한 단어에 감정과 뉘앙스를 불어넣는 그의 능력은 기술이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세상에서도 결코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손길이 있음을 시사한다. 세상과 단절되어 있는 테오도르는 편지 작가라는 직업을 통해 진정한 연결을 향한 더 깊고 실존적인 갈망을 추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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