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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UP> 상실감, 도전과 희망, 애니메이션

by amunsa 2024.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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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 포스터

 

지난번 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영화 중 하나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대해 소개를 했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가장 좋아하는 영화라면 애니메이션 최강 스튜디오인 픽사에서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UP>이다. 어린 시절부터 머릿속으로 상상만 하던 풍선으로 날아다니는 모습이 눈앞에 이미지로 구현되고 이미지는 아름다운 색상과 배경 그리고 음악과 함께 시너지를 이루며 환상을 제대로 만족시켜 주었다. 뿐만 아니라 칼과 엘리의 인생이 담긴 오프닝 초반의 시퀀스는 마치 내 눈물 버튼처럼 볼 때마다 눈물이 주룩주룩 흐르게 만든다. 아마 지금 내 옆에 너무나 소중한 사람이 있기 때문에 더욱 공감할 수 있어 슬프게 느껴지기도 했을 것이다. 영화 <UP>은 2009년에 개봉했지만 내 인생 영화 중 하나인 만큼 생각날 때마다 찾아보곤 한다. 어른을 위한 애니메이션이라 느껴질 만큼 인생의 여러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따뜻한 위로를 전해주는 영화 <UP>. 이번 글에서는 <UP>에서 다루고 있는 상실감이라는 감정과, 그 감정을 이겨내는 도전과 희망에 대해 알아보고 이러한 영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애니메이션이라는 매체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UP> 오프닝 시퀀스 그 커다란 슬픔, 상실감 

이미 알고 있는 내용임에도, 이미 여러 번 봤음에도 불구하고 <UP>의 오프닝 시퀀스를 볼 때마다 펑펑 눈물이 난다. 어쩜 이렇게 볼 때마다 슬프고 눈물이 날 수 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아마도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슬픔 중 하나인 '상실감'을 섬세하고 훌륭하게 묘사해 냈기 때문일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엘리와 칼의 삶이 녹아져 있는 오프닝 시퀀스를 보며 그 대사 하나 없는 15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기쁨과 사랑, 슬픔 등 롤러코스터를 타듯이 온갖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결국 엘리를 떠나보내고 혼자 남게 된 칼은 커다란 상실감을 느끼며 외톨이가 된다. 언젠가는 함께 모험과 여행을 떠나자 약속하며 엘리와 칼이 함께 지었던 집은 이루지 못한 꿈의 상징이자 엘리의 부재를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매개체가 된다. 칼이 느낀 상실감은 영화 전체에 퍼지고 수천 개의 풍선으로 하늘을 날게 된 집은 일상의 현실에서 벗어나 칼이 슬픔을 이겨내고 엘리의 꿈을 기리기 위한 시도이자 도전이 된다. 영화의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관객은 상실감이 어떻게 칼의 원동력으로 작용하는지 목격하게 된다. 처음 상실감에 깊이 빠져있던 칼은 매우 외롭고 고독하고 괴팍한 할아버지였지만 귀엽고 책임감 넘치는 어린 보이스카우트 단원 러셀을 만나며 칼의 성격도 점차 부드러워진다. 이렇게 여행 중 다양한 인물들과 만나게 되면서 칼은 삶의 즐거움과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재발견하기 시작한다. 결국 상실감은 그를 고립시키기보다는 오히려 개인적 성장을 위한 촉매제이자 인간 정신의 회복력을 보여주는 계기가 된다. 더 나아가 영화는 인간의 노화와 죽음에 대한 묘사를 통해 삶의 일시적인 본질과 그에 수반되는 씁쓸하고 달콤한 현실을 강조하며, 삶 속에서 다양한 양상으로 등장하는 변화의 필연성과 시간의 흐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삶의 무상함과 우리가 가진 순간들을 소중히 여기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상실감을 뛰어넘는 도전과 희망 

앞서 언급했다시피 영화 <UP>은 단순히 상실감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영화가 아니라 상실감을 딛고 나아가는 인간의 도전과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이다. 평생의 반쪽을 잃은 칼의 상실감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평생의 추억이 깃들어있는 집 마저 빼앗길 위기에 빠진 그의 상황은 너무나 가혹하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그런 현실 속에서도 끝내 이루지 못했던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는 칼의 모습은 인간의 도전정신과 회복력을 상징한다. 칼이 풍선을 날개삼아 비행하는 모험을 떠나면서 배지를 획득하기 위해 우연히 집에 머물러 있던 보이 스카우트 단원 러셀을 만나게 된다. 젊음이라는 활력과 삶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대표하는 러셀은 칼의 개인적 성장을 위한 촉매제가 된다. 이 예상치 못한 만남과 우정은 인간관계의 복잡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러셀과 칼 사이의 세대 차이를 헤쳐나가는 것부터 여행하며 마주하는 많은 우여곡절을 극복하는 것까지, 두 사람은 다양한 장애물에 부딪히지만 결국 결단력과 동료애로 극복해 간다. 이러한 장면을 통해 영화는 도전을 수용하고 예상치 못한 곳에서 희망을 찾는 회복력에 대해 이야기하며 서로 다르고 차이가 날지라도 다른 사람으로부터 얻는 지지와 이해, 즉 유대감이 삶의 고난에 강력한 희망의 해독제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한다. 또한 영화 <UP>은 칼의 여정을 통해 행복 추구가 특정 연령이나 상황에 국한되지 않고 누구나 도전하고 쟁취할 수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준다. 이렇게 <UP>은 모든 연령대의 관객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시대를 초월한 걸작으로 남아있고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귀중한 교훈을 전달할 것이다. 

 

인간의 상상력은 애니메이션으로 구현된다 

누군가에게 애니메이션 영화는 단지 어린이용 만화영화 불과하겠지만 나에게 애니메이션은 인간의 상상력을 생생하고 정교하게 구현할 수 있는 매체라 생각된다. <UP>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었던 이유에는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애니메이션이라는 도구를 통해 현실의 제약을 초월하여 생동감 있는 장면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특히 <UP>에서 애니메이션이 표현하는 감정의 깊이는 오프닝 시퀀스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실사 영화의 감동을 뛰어넘는다. 과장된 표정과 섬세한 몸짓, 캐릭터의 움직임 등 많은 요소들이 한데 모여 보는 이의 감정을 고조시키고, 이를 통해 관객과 캐릭터 사이에 깊은 공감대를 구축한다. 풍선으로 날아오르는 칼의 집, 카라다이스 폭포의 이국적인 풍경 등 영화 속 환상적인 세계는 애니메이션의 창의적인 효과를 통해 생생하게 구현된다. 생동감 넘치는 색상, 초현실적인 풍경 등 시각적 화려함과 캐릭터의 섬세한 디테일이 영화의 서사적 감동을 증폭시킨다. 알록달록 동심을 자극하는 풍선의 색상부터 칼의 집 내부의 차분한 톤까지 색상의 사용은 그 자체로 하나의 언어가 되어 종종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전달한다. 칼이 여행 중에 만나는 말하는 개, 새 탐험가 등의 비현실적 생물들은 예측할 수 없는 삶의 도전을 상징하기도 하며 영화에 기발함을 추가하여 감정적 몰입을 강화시킨다. 이처럼 애니메이션이라는 매체는 스토리텔링에 있어 현실적 한계를 뛰어넘는 자유를 주고 창의성을 극대화하여 영화의 주제를 전달할 수 있게 해 준다. 영화 <UP>은 애니메이션과 스토리텔링의 공생 관계를 보여주며 비교할 수 없는 시각적 화려함으로 심오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애니메이션 매체의 능력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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