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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가타카> 소설『멋진 신세계』와 비교, 인간의 잠재력, 장면과 인물의 상징

by amunsa 2024.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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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타카> 포스터

 

몇 달 전,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읽었다. 1930년대에 지어진 소설이지만 아직까지도 유효한 디스토피아적 미래세계를 그리고 있는것만 같은 생생함과 소설이 주는 깊은 울림에 감명을 받고 여러 자료를 찾던 중 이 <가타카>라는 영화에 대해 알게 되었다. 영화 <가타카>가 직접적으로 올더스 헉슬리의 영화를 각색했다거나 오마주 한 것은 아니지만, 영화와 소설 모두 미래의 디스토피아 세계를 유전자 조작과 관련하여 묘사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규칙이 명확하고 체계가 확실한 세계 속에서 일종의 돌연변이 같은 주인공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사람들이 유사함을 느끼고 이 영화와 소설을 비교하는듯 보였다. <가타카>는 '인간의 잠재력과 무한한 가능성'이라는 주제를 우아하게 그려낸 디스토피아 영화였고 다양한 장면과 인물들의 의미와 상징을 유추하는 재미가 있는 영화였다.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영화 <가타카>를 소설 『멋진 신세계』와 비교하고, 영화의 주제인 인간의 잠재력이 어떻게 그려지는지 또 영화의 장면과 인물들은 어떤 의미와 상징을 갖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디스토피아를 그리는 영화 <가타카>와 소설 『멋진 신세계』 비교

1997년에 개봉한 앤드류 니콜 감독의 영화 <가타카>와 올더스 헉슬리의 소설 『멋진 신세계』는 모두 유전공학과 기술의 발전이 사회적 규범과 개인의 가치를 형성하는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그리고 있다. 헉슬리의 소설에서는 기술이 전례 없는 수준에 도달하여 유전자 조작이 허용되는 세계, 그리고 유전자 조작을 통해 계급으로 나뉜 사회 속에서 의약품이 유토피아를 형성하며, 개성을 희생시키고 안정성을 강조하는 세계를 구상했다. 영화 <가타카>는 유전자 조작이 흔한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개인의 유전적 구성에 따라 사회적 지위와 기회가 결정되는 세계를 제시한다. 소설 속 세계의 시민들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역할을 받아들이도록 길들여지고, '소마'라는 약물은 불만이나 부정적인 감정을 신속하게 억제한다. 심리적 안정감에 초점을 맞춘 소설과 달리 <가타카>는 유전적 결정론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영화의 주인공이자 에단 호크(Ethan Hawke)가 연기한 빈센트 프리먼은 우주 탐험이라는 꿈을 위해서 유전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갖고 있는 개인의 정체성을 취함으로써 유전적 계급사회에 도전장을 내민다. 소설과 영화의 핵심은 개인의 정체성이라는 주제와 유전적 결정론 사이의 긴장감에 있다. <가타카>의 빈센트는 유전자 조작 없이 자연적으로 약한 몸으로 태어나 비천한 노동자의 삶을 살게 하는 유전적 특징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의 불굴의 정신과 사회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의지로 미리 정해진 미래와 역할에 도전하게 된다. 소설과 영화에서 모두 유토피아 사회를 추구하고 있는 것은 개인의 자유와 진정한 인간 경험을 희생하는 것이다. 소마, 최면술 같은 슬로건 등 『멋진 신세계』에 등장하는 상징들은 인간의 풍부한 감성과 개성보다 안정을 우선시하는 사회를 상징한다. 마찬가지로 영화 <가타카>는 빈센트의 불완전한 심장 상태와 같은 상징을 사용하는데, 이는 유전적 완벽성을 추구하는 사회의 결함 있는 본질에 대한 은유가 된다.

 

<가타카>가 보여주는 인간의 무한한 잠재력

영화 <가타카>의 주인공 빈센트는 유전적 차별에 맞서는 결단력과 의지력의 상징으로 등장한다. 자신의 유전자에 결함이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태어난 빈센트는 유전적으로 엘리트만이 누릴 수 있는 영역인 우주 탐사라는 꿈을 꾼다. 영화는 우주 탐험가가 되겠다는 빈센트가 그의 꿈을 이루기 위해 유전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가진 제롬 모로우(주 드로)의 신분을 도용하면서 전개된다. 사실 빈센트의 이런 대담한 행동은 그의 뛰어난 지능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인간이 유전자 결정론의 족쇄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느정도까지 노력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빈센트의 여정은 영화 속 세계에 만연한 차별과 편견에의 도전으로 가득 차 있다. 빈센트는 제롬의 신분을 빌려 가타카 회사 잠입에 성공하지만 회사에서 우연히 발생한 살인 사건으로 인해 끊임없는 조사와 신분 노출 위협에 노출된다. 그가 마주하는 차별은 그저 그의 직업적 능력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유전적으로 열등하다고 취급되는 사람들에 대한 사회의 뿌리 깊은 편견을 바탕으로 한다. 그러나 그런 차별과 편견에 대항하는 빈센트의 결단력은 어떠한 역경에도 인간의 의지력과 정신력으로 극복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빈센트의 투쟁은 개인의 유전적 결과에 관계없이 인간의 잠재력과 가능성은 무한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빈센트 캐릭터는 유전적 결정론이라는 본질에 도전하며 관객으로 하여금 인간 정신의 회복력과 사회적 제약에 맞서 승리할 수 있는 정신력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든다. 영화는 빈센트라는 인물을 통해 인간의 잠재력은 유전자에 있는 것이 아니라 편견을 거부하고 모든 역경에 맞서 꿈을 추구하려는 결단력에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영화 <가타카>에서 빈센트가 내딛는 모든 발걸음, 그가 극복하는 모든 장애물은 인간의 잠재력에는 한계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타카>의 다양한 장면과 인물의 의미와 상징

영화 <가타카>는 여러 장면과 인물들을 통해 다양한 의미와 상징을 보여주기에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한다. 영화 속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에스컬레이터나 계단은 유전적 결정론에 맞서는 빈센트의 힘겨운 싸움을 시각적으로 나타낸다. 각 계단은 그가 직면한 도전에 대한 은유가 되고 유전자에 따라 개인을 분류하고 정의하는 사회에 맞서는 상황을 묘사한다. 하지만 동시에 힘들지만 극복할 수 있는 대상으로서 사회적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인간의 잠재력을 상징한다. 어린 시절의 빈센트는 영화 속에서 수 차례 동생 안톤과 수영 대결을 한다. 이 동생과의 수영 대결은 유전적 차별이라는 영화 속 사회의 축소판 역할을 한다. 유전적으로 우월한 동생 안톤은 항상 빈센트를 이겼었다. 그러나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려는 빈센트의 끈질긴 노력으로 그는 마지막 대결에서 동생 안톤을 이긴다. 여기서 수영 대결은 개인에게 유전적 계급을 따르도록 하는 사회적 압력의 시각적 표현이고, 빈센트의 승리는 의지력에 힘입어 사회가 정한 한계와 미리 정해진 운명을 거스르는 인간의 정신력과 잠재력에 대한 상징이 된다. 영화 <가타카>의 제목은 영화에서 등장하는 회사 이름과 동일하다. 우주항공회사 가타카는 유전적 완벽성과 통제에 집착하는 사회를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극도의 깨끗한 환경 추구와 미래 지향적인 풍경은 질서와 순응에 대한 집착을 반영하고, 가타카에서 개인은 단순한 숫자와 유전자 프로필로 축소된다. 가타카에서 행해지는 광범위한 감시, 엄격한 선별 과정, 직원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는 유전적 결정론에 의해 주도되는 사회의 비인간적 모습을 강조한다. 주드 로(Jude Law)가 연기한 제롬 모로우라는 인물 역시 영화에 의미를 한층 더 부과한다. 빈센트에게 자신의 우월한 유전자 신분을 주는 제롬은 유전적 엘리트이자 유능한 수영선수 였다. 부상으로 다리를 쓰지 못하게 된 제롬은 심각한 상실을 경험한다. 육체적 능력이 압도적으로 강조되는 사회에서 완벽한 유전자 프로필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롬의 모습은 사회의 희생양이자 완벽함 이면에 있는 취약함의 상징이 된다. 빈센트의 우주 탐사라는 꿈에 협력하기로 한 제롬의 결정은 꿈과 경험의 공유를 통해 유전적 격차를 초월하는 인간의 유대와 화합 그리고 그것의 잠재력을 상징한다. 영화 <가타카> 마지막 즈음에, 빈센트의 유전자가 부적격하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정체를 포용하고 비밀을 지켜주는 닥터 라마의 모습은 인간의 잠재력이 사회 변화에 미치는 영향력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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