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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베스트 오퍼> 쥬세페 감독, 심리 서스펜스, 예술품과 골동품의 역할

by amunsa 2024.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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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오퍼> 포스터

 

예전에 이 영화를 처음 보았을 때 영화 속 공간과 앤틱한 가구들 그리고 미술품의 매력과 분위기에 진하게 빠졌던 기억이 있다. 사실 처음 포스터를 봤을 땐 영화가 어떤 내용일지 상상하지 못했었다. 그저 세기의 경매사가 완벽한 명작을 만난다고 하기에, 예술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나로서는 미술품 경매에 대해 더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짐작했었다. 하지만 영화는 전혀 다른 내용과 다루고 있었다. 영화 <베스트 오퍼>는 세기의 경매사이자 예술품의 가치를 단번에 알아보는 완벽한 감정인 올드먼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커리어적으로 정상에 있지만 고독한 은둔자처럼 살아가던 올드먼은 어느날 고저택에 은둔한 여인으로부터 감정 의뢰를 받고 예상치 못했던 인생의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결국 주인공의 직업이 예술산업 분야일 뿐 영화는 등장인물들의 심리와 그 관계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확실한 것은 미스터리 장르와 예술분야가 만나 더 심오한 심리 스릴러적 분위기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영화의 감독인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스타일과 영화에서 나타나는 심리적 서스펜스 측면 그리고 영화 속 예술품과 골동품의 역할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베스트 오퍼>로 알 수 있는 쥬세페 감독의 연출 스타일

2013년에 개봉한 <베스트 오퍼>는 <시네마 천국>으로 유명한 쥬세페 토르나토레(Giuseppe Tornatore)감독의 영화이다. 풍부한 스토리텔링과 시각적 연출력으로 유명한 쥬세페 감독은 <베스트 오퍼>에 그만의 독특한 감성을 더했다. 쥬세페 감독의 연출 스타일의 특징으로는 세부 사항에 대한 세심한 관심, 관객이 몰입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 인간 정신에 대한 깊은 탐구 등이 있다. 시각적 연출과 감정적 측면을 완벽하게 혼합해 내는 쥬세페 감독의 능력은 영화 전반에 걸쳐 분명하게 드러난다. 쥬세페 감독 스타일의 특징 중 또 다른 하나는 상징과 은유를 다양하게 사용한다는 것이다. 영화의 각 장면들은 마치 세심하게 칠해진 캔버스처럼 전체 내러티브에 몰입을 도울 수 있도록 시각적 단서와 미묘한 디테일들로 가득 차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와 <킹스 스피치>로 잘 알려진 영화배우 제프리 러쉬(Geoffrey Rush)가 <베스트 오퍼>의 경매사 버질 올드만 역할을 맡았는데, 이 올드만이 거주하는 저택의 호화로운 인테리어부터 비밀의 방에 숨겨진 수많은 예술 작품까지, 쥬세페 감독은 관객들이 영화의 내용뿐 아니라 모든 장면에 숨겨진 의미를 발견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인간 감정의 미묘함과 복잡함을 시각적으로 담아내는 쥬세페 감독의 능력도 영화를 보며 관찰할 수 있는 볼거리이다. 쥬세페 감독은 영화의 전개에 따라 등장인물이 점차 발전하고 진화하도록 하여 관객과 영화의 주인공이 친밀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든다. 신중하게 구성된 장면들과 의도적인 카메라의 속도를 통해 쥬세페 감독은 관객들을 등장인물의 심리적 복잡성으로 끌어들여 긴장감 넘치고 감정적으로 충만한 영화적 경험을 제공한다.

 

<베스트 오퍼>가 전달하는 심리 서스펜스

심리, 범죄, 스릴러, 미스터리 장르의 영화를 좋아하지만 영화 <베스트 오퍼> 처럼 미묘하면서도 심오한 심리 스릴러 영화는 처음 보는 것 같다. 쥬세페 감독은 서스펜스, 음모, 속임수, 심리적 긴장을 능숙하게 다루며 관객들을 긴장하게 만든다. <베스트 오퍼>에는 '속임수'라는 주제가 있다. 올드먼은 단순한 미술품 경매인이 아니라 속임수의 대가인 것이다. 예술분야에 대한 그의 전문성은 '속임수' 그 자체의 예술성에 대한 은유가 된다. 유명한 예술가를 모방하기 위해 붓터치를 조작하는 숙련된 위조자와 마찬가지로, 올드먼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숨기고 다른 페르소나를 만들어낸다. 영화 말미에 나오는 '모든 위조품엔 진품의 미덕이 숨어 있다'라는 대사를 통해 영화의 전반에 걸친 속임수라는 주제가 한데 이어져 있다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다. 관객이 올드먼의 세계에 빠져들면서 그의 속임수가 미치는 심리적 영향은 보다 뚜렷해지고,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겹겹이 쌓인 속임수가 볏겨 지면서 정교한 행동 뒤에 숨은 동기를 파헤치려는 관객들의 노력은 서스펜스를 만들어낸다. 영화의 심리적 요소는 관객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관계의 진실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어 신뢰와 의심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도록 유도한다. 영화에서 나타나는 인물 간의 관계는 영화의 심리적 복잡성에 또 다른 층을 더한다. 올드만에게 감정 의뢰를 한 수수께끼의 여인 클레어의 신비한 분위기와 클레어와 올드먼이 형성하는 감정의 교류는 서스펜스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영화 <베스트 오퍼> 속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 정교하게 디자인된 세트, 뛰어난 영화 촬영은 그 자체로 심리적 도구가 되어 전체적인 분위기에 미스터리와 서스펜스를 더한다.

 

영화의 강력한 서사적 요소, 예술품과 골동품의 역할

영화 <베스트 오퍼>에서 예술은 강력한 서사적 요소로 작용한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예술품과 골동품은 단순한 소품을 넘어 내러티브의 필수 구성 요소이자 등장인물들의 내면 세계를 상징적으로 반영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올드먼이 운영하는 미술 경매장의 깨끗한 홀과 그의 저택 비밀의 방과 가지런히 정리된 물건들은 올드먼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그를 둘러싸고 있는 작품과 물건들은 그의 세련된 취향, 완벽함에 대한 집착을 반영하는 것이다. 진품과 가품을 정확하게 구분하는 올드먼은 정작 자신의 감정이나 타인의 감정을 정확하게 보지 못하는 모습으로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비밀의 방 속 수많은 예술 작품들은 올드먼의 고독에 대한 증인이 되고, 수 없이 펼쳐진 여인의 초상화들은 그가 말로 표현하지 않은 욕망의 조용한 외침이 된다. 예술품과 골동품으로 가득 채워진 클레어의 고저택은 세상으로부터 숨어 지내는 클레어라는 캐릭터의 미스테리한 성격을 강조한다. 예술을 통한 올드먼과 클레어의 상징적 상호작용은 그들의 관계에 깊이를 더한다. 영화는 특정 작품을 내러티브 장치로 사용하여 등장인물이 예술 언어를 통해 간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데, 올드먼은 클레어의 컬렉션을 평가하면서 단순히 그림과 골동품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묶는 감정 코드를 해독한다. 예술은 연결의 수단이 되고, 불안과 욕망의 미로를 헤쳐나가는 두 영혼 사이의 다리가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베스터 오퍼>에 등장하는 예술품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내러티브의 감정적 역동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영화의 주제인 속임수와 관련해서도 예술은 그 주제를 돋보이게 하는 요소가 된다. 진품과 위조품을 구별하는 올드먼을 중심으로 진실과 거짓 사이의 모호한 경계를 오가는 주변 상황들은 결국, 올드먼의 손을 거쳐 위조품으로 완성된다. 이처럼 영화 속 예술품과 골동품은 스토리라인에 여러 상징성을 추가하며 영화의 매력을 한층 업그레이드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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