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화폐가 된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화 <인 타임>. 영화 소재 자체가 너무나 기발하기도 했고, 당시 예고편에서 본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너무나 예뻐서 기대감에 부풀어 영화를 보게 되었었다. 저스틴 팀버레이크도 나오고 영화 장르 자체도 SF라고 하여 그냥 소재만 기발한 킬링 타임용 영화이려나 하고 가볍게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영화에서 그리는 디스토피아 세계가 현실의 상황을 반추하게 만들고 시간의 화폐화 역시 자본주의 사회에서 수반되는 불평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어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부자는 영원한 삶을 살고, 가난한 사람들은 하루라도 더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세상 <인 타임>. 이번 글에서는 영화에서 묘사하는 화폐화한 시간의 개념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불평등에 대해 알아보고, <인 타임>이 다른 디스토피아 장르 영화와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시간이 화폐가 된 사회와 그 시간적 경제
앞서 언급했듯이 영화 <인 타임>은 시간이 문자 그대로 돈이 되는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그리고 있다. 영화 속 세상에서는 모든 개인의 팔에 시계가 내장되어 있어 개인이 살 수 있는 남은 시간이 카운트다운 된다. 그 시간은 터치나 악수 또는 거래를 통해 개인 간에 양도할 수 있는 유형 자산이 되고, 이 유한한 통화는 평범한 것에서부터 삶의 중요한 것까지 모든 측면을 결정하는 요소가 된다. 영화에서는 이 시간적 경제의 메커니즘을 내러티브에 복잡하게 엮는다. 커피 한 잔을 사는 것부터 버스를 타는 것까지 모든 행동은 수명에서 몇 분 또는 몇 시간을 단축시킨다. 수백 년을 살아온 부자들은 불멸의 부유한 삶을 누리고, 가난한 사람들은 고작 몇 시간만 살거나 하루라도 더 살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한다. 이런 시간의 양극화는 영화 속 사회의 분위기를 형성하며 영화 전체를 감싸는 긴장감을 조성한다. <인 타임>은 시간이라는 개념을 사회 분열의 도구로서 활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장치로 인한 시간적 계층의 구분은 실제 부의 불평등을 강력하게 꼬집고 있다. 영화 속에서 개인이 더 많은 시간을 축적하려고 하면 할수록 시간적으로 부유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 사이의 격차는 더욱 커진다. 시간에 대한 끊임없는 의식과 추구는 출구 없는 불안 상태로 이어지고, 이런 시간적 압박은 그들의 결정, 인간관계, 심지어 자존감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두려움은 영화 속 인물들을 절박한 상황으로 몰아가 긴장감과 서스펜스를 만들어낸다. 또한 영화에서 보여주는 시간적 경제는 죽음에 대한 독특한 관점도 제시한다. 불멸의 존재처럼 보이는 부유한 엘리트들과 달리 가난한 사람들의 시간의 고갈은 삶의 취약성을 강조하며, 이 세상에서의 죽음은 단지 자연적 현상이 아니라 사회 경제적 지위에 따른 결과임을 보여준다.
<인 타임>에서 나타나는 부의 불평등과 사회 계층
영화 <인 타임>은 '시간의 화폐화'라는 발상을 통해 부의 불평등과 사회 계층의 분열을 극명하게 묘사하고 있다. 수세기에 걸쳐 시간을 보내는 부유한 엘리트들은 영원한 젊음과 풍요의 세계를 즐기고, 가난한 대중들은 끊임없이 돌아가는 시계와 싸우며 또 다른 하루하루를 확보하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이러한 양극에 대한 영화의 묘사는 부의 불평등에 대한 시각적 설득력을 만들어낸다. 영화 속 불평등에 대한 내용은 단순한 서사적 배경이 아니라 우리가 현실에서 마주하고 있는 경제적 격차에 대한 강력한 은유이다. 시간의 엄청난 양극화는 개인의 수명이 재정 상태에 따라 결정되는 사회 시스템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하고, 관객으로 하여금 현실 세계에서 경제적 불평등이 초래하는 결과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든다. <인 타임>은 영역의 구분을 통해 부의 불평등이 미치는 영향을 더욱 깊게 파고든다. 영화 속 세계는 각기 다른 사회경제적 계층을 대표하는 구역으로 구분된다. 부유한 계급은 호화로운 동네에 살고 시간이 가난한 대중은 황폐한 빈민가에 산다. 이러한 공간의 분할은 사회 계층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구역의 구분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사회 구조가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며 극심한 불평등을 영속시키는 사회 시스템에 질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불평등한 시스템의 비밀을 파헤치고 전복하려는 주인공을 보며 관객은 스스로가 경제적 불평등에 기여하는 사회 구조에 일조하고 있지는 않은지 또 올바른 도전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인 타임>가 묘사하는 디스토피아의 차별점
일반적으로 디스토피아 장르의 영화는 억압적인 정권, 종말 이후의 풍경, 붕괴된 사회 같은 비슷한 주제를 다뤄왔었다. 하지만 <인 타임>은 디스토피아에 대한 독특한 접근 방식을 통해 차별화를 만들어냈다. <인 타임>이 수많은 디스토피아 영화와 구별되는 점의 핵심은 화폐로서 시간을 독창적으로 풀어낸다는 것이다. 앞서 설명한 화폐가 된 시간과 그 시간의 격차로 인한 사회적 불평등은 영화에 신선한 관점을 주입하여 기존 디스토피아 장르에서 보지 못했던 존재의 본질에 대해 성찰하게 한다. 또 다른 차별점은 종말 이후의 풍경이나 권위주의적인 정권의 억압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상상해 본 적 없는 먼 미래를 묘사하는 일반적인 디스토피아 영화와는 달리 <인 타임>은 친숙하게 느껴지는 미래를 상상하게 만든다. 도시의 풍경, 그 세계 속 사람들의 패션, 사회의 기본 구조는 우리가 사는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지지 않고 매우 유사한 양상을 보여 관객을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 경제의 양극화가 어떠한 사건의 결과가 아니라 사회 구조의 본질 때문이라는 영화의 메시지는 관객으로 하여금 우리가 사는 세상에 만연한 미묘한 디스토피아를 인식하도록 유도한다. 동시에 영화 속 시간적 격차와 현실의 부의 격차 사이의 유사점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많은 디스토피아 영화에서 어려운 상황을 만드는 힘은 외부의 위협이나 권위주의적인 억압이 보통인 반면 <인 타임>은 그러한 힘을 시스템 속 특권층 손에 맡긴다. 부유한 특권층은 시간을 통제하여 가난한 사람들의 운명을 결정한다. 이러한 참신한 반전은 관객들이 자신의 삶에 존재하는 더 미묘하고 교활한 형태의 사회적 통제에 직면하게 한다. 영화의 내러티브는 경제 시스템이 어떻게 억압의 도구가 될 수 있는지 고려하게 하며, 확인되지 않은 부 축적의 윤리적 의미에 대해 질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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